# 소개팅
사실 민군을 5시쯤 신촌에서 봤을 때 좀 걱정이 되긴 했다. 평소에 입는 스타일리시한 게 아니라 그냥 청바지에 후드티 위에 가죽 재킷 하나만 걸치고 와서. 김양이 옷만 보고 실망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 근데 뭐, 워낙 기럭지랑 얼굴이 되니까 그닥 흠이 되지는 않더라.
내 방에 와서 바탕화면에 받아둔 김양 사진을 보여줬더니 '안이쁘네' 이랬다. 가슴이 철렁. 헐..-_-;; 김양 정도면 이쁜거 아닌가? 사람마다 확실히 보는 눈이 다르구나..민군의 예전 애인을 생각하면 김양이 훨씬 이쁜건데..아무튼.가슴이 철렁.
그리고 클로버필드를 봤다. 재미없으면 어쩌나 했는데 의외로 재미있게 봤다. 다만 난 5번이 넘게 본 거라서..지겨웠지만..도중에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왔다. 송현이네 아버지께 전화드리면 믿을만한 여행사를 추천해주실거라는. 사실 그런 아버지 말씀에 조금 귀찮았던 게 사실인데, 전화를 드리고 그 여행사 관계자분과 통화하고 사이트 들어가서 추천해주신 상품을 보니까 막막했던 게 사라졌다. 오..아버님 말씀 듣기를 잘했다는..
어쨌든, 둘 다 내가 너무 대뜸 만남을 주선한 탓에 좀 어리둥절했나보다. 나한테 '왜 소개팅 해주려는거야?'라고 묻던데, 사실 별 생각 없다. 민군 여자친구랑 헤어졌고, 김양 정도면 이쁠 것 같았고, 김양도 비록 남자친구는 있지만 옷잘입고 잘생긴 남자를 좋아하니까 둘이 맞지 않을까 생각이 되었던 것일 뿐.
아무튼, 민군 성격에 문자로 친절하게 하는 것도 안맞고, 먼저 만나자고 하는 것도 존심상 못하는 애고, 김양 역시 마찬가지인지라 첫 만남부터 좀 위태위태했다. 민군이 만나기로 한 당일인 월요일 오후에서야 정확한 시간(저녁 7시)과 장소를 김양한테 보냈고 나랑 같이 있는 2시간 내내 김양로부터 답장이 오지 않아서 6시 50분까지 나는 맘졸여야만했다.
나중에 김양한테 들은거지만, 태도가 좀 불량(?)해서 답문자를 안보냈다고 했다. 그리고 맘에 안들 경우를 대비해서 담배를 가지고 가서 맘에 안들경우 대놓고 피려고 했댄다. 아무튼, 저녁 9시 반 쯤 민군한테서 전화가 왔고, 헤어졌다고, 난 그 때 누나랑 같이 있어서 통화는 못하고, 누나 성수역까지 데려다준 다음에 오는 길에 민군과 통화했다.
민군은..그냥 친구로 지낼 필이 온다고 했다. 얼굴 나쁘지 않았다고 했고, 괜찮은 시간 보냈다고 했다. 그냥, 이정도 반응? 나중에도 계속 연락하고 만날 거 같다고..이 정도로만 언질을 주었다. 썩 맘에 든 건 아닌가보다. 근데 김양은 꽤나 맘에 들어하는 눈치였다. 네이트온에서 만나서 얘기하자고 해서 밤 11시 반에 들어가서 말 걸어보니 키도 완전크고 완전 잘생겼다고..그러면서 자기가 초라해보였다고, 자기는 맘에 들어하는데 민군이 그렇지 않으면 실망할 것 같다고 얘기도 하고 아무튼 민군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오늘 오전에 만나서 얘기하자고 해놓고 아무런 연락이 없는거보니 지도 늦잠을 잔건가. 아무튼.
# K
그런 와중에 K테서 전화가 왔다. K 번호로 전화가 와서 깜짝 놀라서 받았다. 번호 다시 살린거냐? 라고 물어보니까 발신만 가능하게 한 거라고, 수신도 문자는 된다고. 발신 수신 잠깐 풀었더니 정란씨한테서 다섯 번 넘게 전화가 와서 깜짝 놀랐다고. 다시 만나면 흔들릴 것 같기도 하다고 얘기하고..남재든 정란씨든 왜 헤어졌는데도 자기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래서 내가 다시 정란이랑 사귈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흔들리냐면서 매몰차게 거절하라고 기타 등등의 얘기를 했더니 자기는 그렇게 못하겠다면서 너처럼 되는게 쉬운건 아닌가보다. 막 이런 뉘앙스로 말했다.
근데 뭐, 그렇게 말하는 나라고..별 수 있나..말만 그럴싸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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