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진정한 리얼리티즘의 무게..
난 이 영화..처음에 액션영화로 알고있었다. 친구가 말해주길, 브래드피트 부부가 오지로 탐험을 갔는데,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에 의해 부인이 다치고, 브래드 피트가 복수를 하러 떠난다고 했기에-_-;;;
이사를 막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친구들과 극장에 가서 어떤 영화를 볼까 고르다가 킬링타임용으로 시원한 액션영화를 보자고 내가 애들을 꼬셔서 바벨을 선택했다. 그리고 2시간 반 후, 나는 살해위협을 받으며 극장을 빠져나와야했다-_-;;;
영화의 시작은 모로코의 어느 한 양치기 소년들로부터 시작한다. 양을 자칼로부터 지키기 위해 아버지로부터 받은 총 한자루를 가지고 이리저리 장난을 치다가 급기야 산 밑 도로를 지나가는 관광버스를 맞추게 되는데..때마침 그 버스를 타고있던 리처드(브래드피트)의 아내 수잔이 그 총알에 어깨를 관통하는 부상을 당하게 되고..변변한 의료시설 하나 없는 곳에서 언제올지 모르는 구조대를 기다리며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다.
그들이 집에 두고 온 아이들은 보모의 손에 이끌려 멕시코로 향하고,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변을 당하게 된다. 또한 모로코인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건내준 총은 원래 일본인 사업가가 가지고 있었는데, 이야기는 일본에서도 펼쳐진다.
총상을 당한 아내를 앞에 두고 고민에 빠진 피트. 피트아저씨의 필르모그래프엔 정말 다양한 영화들이 많다. 이번 영화도 그런 특색을 계속 이어가게 해줄 것이다. 스타 의식에 젖어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우리 피트 아저씨!! 이번 영화에서도 희끗희끗 흰머리와 흰수염을 보이시면서(이제 아저씨도 나이가 든거야 ㅠㅠ) 끝내주는 연기력을 보여주셨다. 부럽다. 이런배우.
극중에서 말을 못하는 장애우로 분한 이름모를 일본인 여배우. 재희를 많이 닮은 것 같다. 나만의 생각인가-_-;; 의사소통과 원만한 인간관계의 부재속에서 살아가는 한 여고생을 잘 연기했다. 어린나이에 나체연기까지 감당하다니..가끔 나오는 노출은 정말 깜작 놀랐을정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던 중 국경수비대에게 쫓기다가 사막 한가운데에 버려진 보모와 아이들. 광활한 사막에서 과연 그들은 어떻게 살아남을것인가..
맑은 하늘에 날벼락이란 바로 이런 걸 말할까. 관광버스를 타고가다가 총을 맞을 줄 누가 알았을까-_-
국경수비대에게 검문을 당하는 보모와 그의 동생. 저남자가 나이든 보모와 어린 애들을 내팽겨치고 달아난다. 미국이란 나라는 끊임없이 불법체류자와의 전쟁을...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국경을 넘어온 사람들과 그들을 잡으려는 사람들..
아내는 자살했고, 딸애는 말을 못하고, 자신이 아무생각없이 모로코 가이드에게 건낸 총은 현지인 아이들의 실수로 사람을 죽이게 되고..어째 알았을까..그렇게 일이 벌어질줄. 야쿠소 코지님. 차분한 외모가 영화 내내 마음에 들었슴다! 역시 일본의 국민배우 답게 다른 배우들의 연기에 전혀 밀리지 않는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음
영화는 그닥 화려할 것이 없다. 2시간을 훌쩍 넘기는 상영시간 내내 진정한 리얼리티즘의 무게에 힘겨워해야했다. 이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극장에 모인 모든 관객들이 느꼈을 것이다. 상영시간 내내 무거운 공기가 짓누르는 듯한 분위기 헐..
4개의 도시에서 6개의 언어로 완성된 영화는 제목이 암시하듯 의사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의 백미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하나의 사건으로 말미암아 하나의 분수점으로 수렴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하지만 글쎄..'아카데미용 영화' 라는 비판에서도 알 수 있듯 관객을 배려하는 영화는 아니다. 몸이 피곤할대로 피곤해진 밤이나 심각한 고민거리를 안고 있는 사람은 이 영화를 절대 보지 말것. ㅎㅎ